유난히 덥고 습한 여름 상병 마지막 휴가를 나와 집으로 가는길에 여기저기 구경하고 있는 찰나.
까만옷을 입으신 분들이 저에게 찾아왔습니다.
..........운항가쿠시!!!
저는 군복에 군화에 기타까지 매고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린채 집으로 가는 버스탑승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기억이 없는데..
........ 제손에 들려있는건 일본에서 인천까지의 플랜을 손에 쥐고 있더랍니다.. 아하하..
군복무중인지라 비행도 뜸하고.. 일지도 뜸했는지 요즘 자주 보이던 까만 옷 입으신분들..
오늘은 제가 타겟이 되어버렸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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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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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여긴 어디죠 ..?

이렇게 된거 간만에 몸도 풀겸 단거리(????)비행을 준비하러 갑니다! 항상 그랫듯이
저는 인천발 LA행이 기본 옵션이었던 터라 하네다발 인천행은 단거리입니다 단거리.. (실제 단거리인데..)
자! 오랜만에 비행인데 기체 점검부터 시작해봅니다!

유난히 짜리몽땅해보이는 노즈기어 체크!

인천까지 무사히갈수있는 동력을 만들어줄 엔진도 체크! (제네랄이렉뜨릭 빠와!!)

날개 끝 윙렛도 체크 <굳이 안해도되는건데;;

짜리몽땅(X2) 메인기어 체크 !
근데 744 랜딩기어가 이렇게 짜리몽땅했던가요 ..?

수직미익, 수평미익 체크를 한 후에 한바퀴 빙 돌아 반대쪽 엔진까지 체크하고 브리핑을 하러 들어갑니다.
금일 항로는 하네다발 인천행 KA2558편 카와 정규비행 스케쥴입니다.
오늘 하네다 기상은 얕은 구름만 껴있고 그렇다 할 바람도 불지 않고있으므로
대체로 비행하기 수월한(???)날씨 입니다.
이번 비행에서 사용될 항로는 34L에서 이륙 후 좌선회하여 KCC VOR을 지나 V26항로로 진입후
Y38, G585항로를 지나 부산을 거쳐 인천으로 향하는 루트입니다.
(챠트가 없으니 말로라도 설명을..)
오늘 인천 기상은 약한 측풍이 불고 시정이 좋지 않으므로 계기착륙을.....(원래 계기착륙했었잖아!!)

얼렁뚱땅 브리핑을 종결...<? 하고 칵핏으로 들어와보니 비행을 처음부터 다시해!! 라는 멘트가 느껴지는..
냉동닭(츄릅..) 상태가 되어있습니다
예전같으면 뭐 항상 이랬으니까 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셋팅을 했겠지만..

지금 저는 군대에 있다가 나와서 그런지 머리가 깨끗하게 클리어 되었습니다..
그럴경우를 대비해! 체크리스트를 찾아 켜놓고 셋팅을 시작합니다.!
그래도 머리보단 몸이 기억한다고 나름 절차를 잘 따라서 셋팅을 끝냈고 !
이제 중요한건 루트!

RJTT SID KCC V26 JEC Y38 SAPRA G585 BULLS STAR RKSI 요 순서대로 루트를 깔끔하게 작성한 후!

시간이 남으니 TCAS TEST를 마치고 나서도 20분정도가 남아있어서 겔리에서 커피하나를 훔쳐(!!)
홀짝홀짝 마시면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고 있다보니..!
어느덧 출발시간이더랍니다 후후 ..
그라운드에 푸시백을 명령(???!!!) 한 후

푸시백하는 동안 엔진시동, 조종면 체크를 해주면서 모든 비행준비가 끝이 납니다.
아까 브리핑때도 언급했듯이 오늘 사용할 활주로인 34L를 향해서 삐질거리며 슬금슬금 굴러갑니다.
라고 해봐야 바로 뒷편 활주로인데..

착륙전쟁이더랍니다.. 아까까진 한산했는데..
동시에 두대가 2마일 정도 거리로 APP중이더랍니다. (그것도 둘다 GA했던..)

역시 FS9 관제사님의 막장관제는 여전했습니다..;;
그후에도 이륙요청을해도 번번히 거절하더니 ..

ANA 737이 떡하니 착륙하더랍니다!(737이 맞던가..)
그렇게 3대의 트래픽을 보내고 라인업후 가뿐하게 !

80..
V.....1
V....R.!
V2 !
롤링 테이크오프를 합니다!

옅은 구름을 뚫고 올라와 순항고도인 FL280까지 상승합니다!

나고야 현 근처의 호수인근을 지나가면서
다음 스케쥴은 대체 뭐가 나올까.,. 하는 생각에 멍...때리고있었습니다 <응?
간만에 비행을 하니 이것저것 정신없이 잘못누른경우도 있고 얼마전 ATR기종을 테스트해보다가
이륙후 AP를 눌러놓고 멍때렸더니 .. 기체가 항로를 못잡고 공항 주변만 빙빙 돌더랍니다 ..
어찌할빠를 몰라.. 우선 비쥬얼렌딩을 하긴했는데..

PMDG나 PSS같은 대형기종은 몸이 기억하는건지.. 예전에 비행을 많이 했던건지
손이 알아서 척척.. 움직이더랍니다 ..
이래서 저는 장거리 조종사가 될수밖에 없나봅니다;;

일지에서 자꾸 '다'~~ 다.. 로 끝나니까 조금 이상하긴 한데 ..
~~ 했어요.. 이것도 좀 이상한거같기도 하고..
음.. 역시 군대는.. 전역이 답인건가봅니다.. <또 또!!

그러는 사이 일본 내륙을 빠져나와 한국 공역으로 접어듭니다.
한국공역에 진입후 뭔가 스멀스멀 올라오더니..

다리 밑에서 구름이 하나둘씩 깔리더니..
내륙에 들어가서는

완전히 다 덮었더랍니다 ㅠㅠㅠ
이렇게 저렇게 잡담하는사이 벌써 하강시점이 코앞까지 다가왔습니다.

하강하면서 감속까지 하려니 오버스피드 근처에서 오락가락하길레
에이이이잇! 하고 스포일러를 냅다 잡다 당긴 그런.. 모습의 스샷입니다! <저당시 정신이 하나도 없었ㄷ..
그리고 8000FT 진입 후 주변은 아무것도 안보이는 구름속 상태가 됬었고 .. 착륙할때쯤 되니

PAPI라이트도 안보이더랍니다;; 한참 두리번대기도 하고 모니터를 닦기도하다가
미니멈 직전에!

활주로등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LANDING!1

500FT..
100FT..
50
40
30
20...
10!

쿠구구궁! 이렇게 휴가중 첫 렌딩이 되었습니다!
간만에 인천공항 오니 게이트도 햇깔려서 오랜만에 불러봤습니다!~!
콜택싀~!

46번 게이트가 어딘가.. 하고 챠트를 뒤적거리다보니.. 34번 활주로 근처에 있던 게이트던데 ..
완전 삥삥 돌아가게 생겼습니다 ㅜㅜㅜ
가는길이 멀기도해서 APU를 미리 켜놓고 가기로 했습니다!

진입등에 맞춰서 착! 정지도 잘 했고
엔진도 잘끄고 APU전환도 다 했는데 ..

승객분들까지 다 내리셨는데 뭔가 빼먹은거같은 느낌이 자꾸 듭니다..
음.. 뭐지.. 뭐지 ..

뭐.. 중요한내용이면 다시 생각나지 않을까요? 베터리까지 OUT하고 다음 스케쥴을 받으러
조종사 휴게실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2시간 15분간의 비행 고생하셨습니다~
다음 일지때는 조금더 부드럽고 유연한 일지를 가지고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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